이번 포스트에서는 처음 나왔을 당시만 해도 저걸 따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 안 가서 아예 잊혀 버린 자격증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자격증이 아직도 유효한지 몰랐고 게임 업계에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존재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없어진 걸로 아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2023년 7월 17일 게임국가기술자격증에 또 한번 쓸모없다는 지적과 함께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기사를 발견해서 글을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국가기술자격
게임국가기술자격증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시행하는 게임 개발 관련 국가자격시험 및 자격증을 의미합니다. 게임 개발 관련 자격증에서 유일한 국가 공인 자격증입니다. 2002년 처음 생길 때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했으나, 2010년부터 전문성 제고를 위하여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시행업무가 이관되었습니다.
2013년에 게임 학과에 입학하고 1학년 재학 시절 처음으로 자격증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후로 이 자격증을 가지고 좋은 회사를 갔거나 자격증이 있어야만 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보질 못해서 없어진 줄 알았습니다.
게임 기획전문가, 그래픽전문가, 프로그래밍전문가로 나뉘며 응시 자격은 학력이나 경력, 연령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응시 가능합니다.
방식
1차 필기 시험과 2차 시험인 실기로 나뉩니다. 필기는 75문제가 4지선다형 객관식으로 출제되며, 게임 프로그래밍 전문가는 게임 프로그래밍 방법론, 게임 알고리즘과 설계, 게임 콘텐츠 프로그래밍 이렇게 3개의 과목이 존재합니다. 실기는 게임 프로그래밍 실무 과목으로 DirectX SDK와 비주얼 스튜디오 툴이 제공되며 5시간이 주어집니다.
단 과목 별 과락점수가 존재하여 2과목이 통과해도 1과목에서 40%를 못 맞춰 통과하지 못했다면 불합격입니다.
필기의 경우 시험일로부터 약 1주일간 가답안 공개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답안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가답안 공개 기간이 끝나면 심의위원회를 거쳐 이의제기된 답안들을 심의한 후 결과를 공고하며 실제로 복수정답 또는 전항정답이 인정되기도 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가와 전망
게임 업계의 어느 파트를 막론하고 실용성이 없는 자격증입니다. 실용성 이전에 존재감조차 희박하여 취업을 준비할 때도 재직 중인 지금도 자격증이 유지되고 있는지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자격증을 딴 사람도 못 보고 이 자격증으로 가점을 받아 취업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습니다.
게임 업계는 포트폴리오를 중시하는 특징 탓에 자격증 중요도가 극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각 회사마다 준비된 필기 시험이나 코딩 테스트를 통해 선별하는 프로세스가 훨씬 더 정교하게 짜여있기 때문에 이 자격증만 가지고는 선별할 수 없습니다. 더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자격증을 공부할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포트폴리오나 제대로 만드는 게 낫다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지적은 시행 년도부터 사실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2014년 10월 17일에는 폐지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2015년 국정감사 이후에 한국 게임사들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회에다가 폐지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폐지가 아닌 개선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이 때도 왜 폐지 반대 의견을 낸 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게임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 살펴봤는데요.
무용지물인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다듬어 취업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