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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 구조조정 04 - 엔픽셀

KOMORIS 2023. 7. 17. 12:00

작년 금리인상의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줄도산하는 가운데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1년 연봉 인상 러시에 참여할 만큼 인재를 확보해 회사의 몸집을 키우려고 하는 열정을 보인 회사였던 베스파나 컴투스 등도 비용을 감축하고자 인력 규모를 제한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당시 화제였던 엔픽셀의 구조조정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엔픽셀

엔픽셀은 공동창업자인 배봉건 대표와 정현호 대표가 넥서스게임즈(넷마블넥서스의 전신)를 설립해 '세븐나이츠'를 개발하고 흥행시킨 사람입니다. 회사 경영권을 넷마블에 매각하고 나와 설립한게 바로 엔픽셀입니다. 엔픽셀은 세븐나이츠의 흥행으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해 이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까지 했습니다.

 

두 대표가 지분을 각각 42.24%씩 보유하고 있으며 잔여 지분 14.98%는 넥서스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는데 넥서스컴퍼니는 두 사람이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어 두 사람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셈입니다.

 

엔픽셀을 창업한 후 3년만인 2020년에 7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21년에는 1,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아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단 기간에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2022년 8월에는 고용노동부 주관 '2022년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설립 이후 월 평균 5%가량 인력을 증가한 것이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흥행 이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던 엔픽셀이 돌연 구조조정을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정악화

엔픽셀의 라이브 게임은 '그랑사가' 1종이며, 이를 감안해볼 때 인력규모가 많은데 이는 그랑사가 외에도 '크로노 오디세이'와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 그랑사가 IP를 활용한 신규 모바일 MMORPG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대거 가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랑사가의 출시 후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기존 서버에 준 서버 1개가 신설되기도 했지만 엔픽셀의 운영문제로 유저수가 급감, 덩달아 매출도 급락했습니다. 게다가 일본 서버도 초반에는 순항을 했으나 여기서도 문제 있는 가챠 BM 운영으로 매출이 200 위대로 폭락했고 1주년 이벤트 덕을 봐서 130 위대에 안착할 정도로 악화되었습니다. 당연히 11개였던 서버도 1개로 통합되어 이젠 1개의 서버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재정악화로 인해 신규채용 중단, 사내복지 대폭축소, 권고사직 등의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구조조정

엔픽셀은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도 유명합니다. '야집힘(야근은 집단의 힘)'으로 유명한 면접관의 말과 태도로 논란을 빚기도 하고 사내 정치가 심하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런 회사 분위기로 인해 다들 블라인드를 통해 내부 인원의 얘기를 자주 묻곤 합니다. 저 또한 기술지원 팀에 오퍼가 와서 합격하긴 했지만 더 좋은 제안으로 정중히 거절했는데 이런 소식을 들으니 안타깝네요.

 

인센티브는 미지급으로 야근을 악착같이 버티던 사원들은 박탈감에 빠지기도 했고, 지급하던 점심 식대를 없애는 등 사기를 꺾고 마지막 희망으로 사활을 걸었던 신규 개발 게임의 출시가 미뤄지자 라이브 중이던 그랑사가 팀의 인력을 감축하고 외부 채용을 잠정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현재는 대규모 채용 중이라고 하는데 회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집니다.

이미지 제공 - 엔픽셀